어린이보험, 아빠가 봐야 할 것만
보험 설계사 말고 부모 입장에서 판단 기준을 정리했습니다. 특정 상품은 추천하지 않습니다.
아이가 태어나면 사방에서 보험 이야기가 들어옵니다. 문제는 대부분 상품 설명이지 판단 기준이 아니라는 거예요.
먼저 밝혀둡니다. 이 글은 특정 상품을 권하지 않습니다. 집집마다 상황이 다르니까요.
순서를 거꾸로 하지 마세요
제일 흔한 실수가 상품부터 보는 겁니다. 순서는 이래야 해요.
- 우리 가족한테 어떤 위험이 있나
- 그중 내 돈으로 감당 못 할 크기는 무엇인가
- 그 위험에 맞는 보장은 무엇인가
- 그 보장을 주는 상품은 무엇인가
보험은 '일어날 확률은 낮은데 일어나면 감당 못 하는 일'에 대비하는 도구입니다. 감기로 병원 가는 비용까지 보험으로 막으려 들면 보험료만 비싸져요.
실손의료보험은 중복이 안 됩니다
제일 많이 하는 실수예요. 실손보험은 여러 개 들어도 실제 쓴 비용만큼만 나눠서 줍니다. 두 개 들었다고 두 배 받는 게 아니에요. 보험료만 두 배 나가고 보장은 그대로입니다. 하나면 충분해요.
만기 환급형 vs 순수 보장형
- 순수 보장형 — 보험료가 쌉니다. 만기에 돌려받는 돈은 없어요.
- 만기 환급형 — 만기에 낸 돈 일부나 전부를 돌려받지만, 보험료가 훨씬 비쌉니다.
환급형은 사실상 '보험 + 저축'인데 저축 부분 수익률이 좋은 편이 아닙니다. 보장이 목적이면 순수 보장형이 효율적이고, 저축은 따로 하는 게 나아요.
보험 기간을 무작정 길게 잡지 마세요
'100세 만기' 같은 상품이 있습니다. 그런데 지금 태어난 아이가 100세 될 때까지 이 보험이 유효할지, 그때 의료 환경이 어떨지는 아무도 몰라요. 성인이 되면 본인이 자기 상황에 맞게 다시 설계하는 게 자연스럽습니다. 지나치게 긴 기간에 높은 보험료를 지금 확정할 이유가 크지 않아요.
태아보험을 못 들었다면
출산 전에 드는 태아보험엔 선천 이상 관련 보장이 들어가는 경우가 있습니다. 출산 후엔 그 부분을 넣기 어려울 수 있어요. 이미 태어났다면 그건 지난 일입니다. 지금 필요한 보장이 뭔지만 보면 돼요.
급하게 결정하지 마세요
출산 직후는 판단력이 제일 떨어지는 시기입니다. 잠도 못 자고 정신도 없죠. 그런데 하필 이때 보험 권유가 가장 많이 들어와요. 몇 주 늦어도 큰일 안 납니다. 부부가 같이 앉아서 위 순서대로 정리한 다음에 결정하세요.
설계사가 말 안 해주는 것
나쁜 의도라기보다 구조상 말하기 어려운 것들입니다.
"지금 안 들면 나중에 못 든다"는 압박. 건강이 나빠지면 가입이 어려워지는 건 사실이에요. 하지만 그게 오늘 당장 결정해야 하는 이유는 아닙니다. 며칠 더 알아본다고 아이 건강이 갑자기 나빠지지 않아요.
특약이 많다고 좋은 게 아니다. 특약을 붙일수록 보장 항목은 늘지만 보험료도 같이 오릅니다. 그중 상당수는 발생 확률이 아주 낮거나 금액이 작아서 굳이 보험으로 대비할 필요가 없는 것들이에요. 기준은 하나입니다. "이 일이 생기면 내 돈으로 감당이 안 되나?" 감당 되는 금액이면 보험이 아니라 저축으로 대비하는 게 효율적입니다.
갱신형과 비갱신형. 갱신형은 처음 보험료가 싼 대신 갱신할 때마다 올라서 나이 들수록 부담이 커집니다. 비갱신형은 처음이 비싼 대신 만기까지 고정이에요. 당장 싸 보인다고 갱신형 골랐다가 나중에 부담돼서 해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. 총 납입액 기준으로 비교하세요.
부부가 같이 볼 것
보험은 한 사람이 정하고 통보하면 나중에 갈등이 됩니다. 최소한 이 셋은 같이 보세요.
- 월 보험료 총액 — 가계에서 감당 되는 수준인가
- 보장 항목 — 각각 뭘 보장하는지 한 줄씩 읽기
- 중복 여부 — 이미 든 것과 겹치는 게 없나
이해 안 되는 항목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가입하지 마세요. 이해 못 한 상품은 나중에 청구할 때도 못 씁니다.
돈 이야기는 출산 후 챙겨야 할 돈 정리에도 순서대로 정리해 뒀습니다.

